카테고리 없음

미국에서 갑자기 유행하는 검은깨, 그 이유는?

Happy Health 365 2026. 9. 11. 09:00

목차
1. 왜 지금 미국에서 검은깨일까
2. 데이터로 보는 검은깨 인기, 얼마나 늘었을까
3. 익숙한 재료가 새롭게 발견될 때

나는 오래전부터 요리에 검은깨를 즐겨 써왔다. 일반 참깨보다 고소한 맛이 진하고, 색깔이 검어서 음식이 훨씬 먹음직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나물 무침이나 죽, 떡에 검은깨를 뿌리는 건 한국 부엌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특별히 귀한 재료라고 여겨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최근 캐나다와 미국의 카페, 베이커리를 다니다 보니 낯선 광경을 보게 됐다. 새까만 아이스크림, 라테, 쿠키, 크루아상까지 - 자세히 보니 모두 검은깨가 들어간 메뉴였다. 한국인에게는 익숙하다 못해 평범한 재료가 이곳에서는 마치 새로 발견된 이국적인 식재료처럼 소개되고 있는 셈이다.

왜 지금 미국에서 검은깨일까

Google이 2026년 처음으로 발표한 서머가이스트(Summergeist) 보고서를 보면, 올여름 검은깨(black sesame) 검색량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고 한다. 특히 검은깨 아이스크림과 검은깨 쿠키는 '급상승 검색어'로 소개됐는데, 급상승 검색어란 짧은 기간 안에 검색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단어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내가 볼 때 이유는 단순하다. 검은깨는 색과 맛이 동시에 특이하다. 일반 참깨보다 색이 훨씬 진하고, 볶으면 고소하면서도 살짝 쌉쌀한 맛이 난다. 단맛이 강한 서양식 디저트에 넣으면 단맛만 튀지 않고 고소하고 깊은 맛이 더해진다. 거기에 새까만 색은 SNS 사진에서 유독 눈에 띈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서 검은깨 디저트 사진이 자주 보이는 것도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검은깨 라테를 마셔 보면 예상과는 다르다. 색이 워낙 검어서 쓴맛이 강할 것 같지만, 우유나 식물성 음료와 섞으면 오히려 부드럽고 고소하다. 볶은 견과류를 마신다는 느낌에 가깝다. 최근에는 말차와 검은깨를 함께 쓰는 '블랙 세서미 말차'도 등장했는데, 두 재료 모두 은은한 쓴맛과 고소함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데이터로 보는 검은깨 인기, 얼마나 늘었을까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확인하면 더 분명해진다. Yelp의 2026년 음식·음료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블랙 세서미 말차' 검색은 1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블랙 세서미 라테'와 '블랙 세서미 커피' 검색은 각각 23%, '블랙 세서미 디저트' 검색은 21% 늘었다. 몇몇 카페만의 유행이 아니라, 실제 검색 행동에서도 관심이 뚜렷하게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말차가 그랬고, 우베(자색고구마)가 그랬다. 특정 지역에서만 알려졌던 재료가 색과 맛의 개성 덕분에 미국 전역의 카페 메뉴로 퍼져나간 것이다. 검은깨도 지금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익숙한 재료가 새롭게 발견될 때

인터넷에는 검은깨를 먹으면 머리카락이 검어진다거나, 탈모가 좋아진다거나, 호르몬 균형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떠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실제 영양 성분과 과장된 이야기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검은깨에는 칼슘, 마그네슘, 철, 아연 같은 미네랄과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오랫동안 나물 무침이나 죽에 검은깨를 넣어온 것도 이런 영양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특정 질병을 치료하거나 탈모를 개선한다고 단정할 만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재료라는 것과,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라는 것은 분명히 다른 이야기다. 간호사로 일해 온 경험에서 보더라도, 한 가지 식재료만으로 특정 증상이 개선된다고 단정하는 정보는 늘 조심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검은깨는 균형 잡힌 식단에 곁들이는 좋은 재료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익숙했던 검은깨가 미국에서는 이제 막 발견된 새로운 맛처럼 주목받고 있다. 음식 유행이라는 게 꼭 완전히 새로운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 같다. 다른 문화권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음식이 새로운 사람들에게 발견되면서 다시 한번 유행하기도 한다. 앞서 말차와 우베가 그랬던 것처럼, 검은깨 역시 앞으로 몇 년 동안 북미의 카페 메뉴에서 더 자주 보일 것 같다. 나에게는 익숙한 검은깨가 누군가에게는 지금 막 발견한 새로운 맛인 셈이다.

참고자료
Google, "Summergeist" 2026 여름 트렌드 리포트 - trends.withgoogle.com
Yelp 2026 Food & Drink Trend Forecast 관련 보도 - Time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