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뒤지다 굴러다니는 호박 하나로 한 끼가 될까 싶었습니다. 근데 그게 그날 제일 따뜻하고 든든한 식사가 됐습니다. 추운 바람 부는 날 별 기대 없이 끓인 호박죽 한 그릇이, 생각보다 훨씬 영양도 꽉 차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냉장고 한구석에 있던 호박 하나집에 딱히 먹을 것도 없고, 밖에 나가기도 귀찮은 날이었습니다. 바람도 꽤 차가웠고 몸도 좀 노곤 했습니다. 그러다 야채칸 구석에 박혀 있던 늙은 호박 한 덩이를 발견했습니다.솔직히 처음엔 그냥 호박 하나로 뭘 만들 수 있겠나 싶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호박죽은 재료를 여러 개 챙겨 공들여 만드는 요리라는 인식이 있는데, 제가 직접 해봤더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습니다. 호박, 찹쌀가루, 물, 소금. 딱 이 정도면 충분했습니다.냄비에 물 넣고..